읽고 싶은 시

명옥헌* 피에타 / 전 숙

윤소천 2022. 6. 27. 09:16

 

 

 

삼복더위에

염화를 풀겠다고 작정한 듯

여름이 폭발한다

 

온몸이 타오르는

그 열기에

 

누구라도 델까 봐

 

맨몸으로 여름의 파편을 다 받아낸

명옥헌 백일홍

 

생살에 박힌 파편이 꽃으로 핀다

 

숭얼숭얼 상처가 피어있다

옥처럼 울먹이는 백일홍의 상처

백일을 울어야 상처가 나을 것이다

 

꽃나무 성인을

호수 성모가 끌어안고 있다

 

* 담양군 고서면의 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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