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싶은 시

개안(開眼) / 박목월

윤소천 2017. 7. 7. 08:29

 

 

 

 

나이 60에 겨우

꽃을 꽃으로 볼 수 있는

눈이 열렸다.

神이 지으신 오묘한

그것을 그것으로

볼 수 있는

흐리지 않은 눈

어설픈 나의 주관적인 감정으로

채색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꽃

불꽃을 불꽃으로 볼 수 있는

눈이 열렸다.

 

세상은

 너무나 아름답고

충만하고 풍부하다.

神이 지으신

있는 그것을 그대로 볼 수 있는

至福한 눈

이제 내가

무엇을 노래하랴.

神의 옆자리로 살며시

다가가

아름답습니다.

감탄할 뿐

神이 빚은 술잔에

축배의 술을 따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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