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싶은 시

꽃 향 기 / 정호승

윤소천 2016. 6. 2. 04:09



꽃  향  기




내 무거운 짐들이

꽃으로 피어날 수 있었으면 좋겠네

버리고 싶었으나

결코 버려지지 않는

결국은 지금까지 버리지 못하고

질질 끌고 온

아무리 버려도 뒤따라와

내 등에 걸터앉아 비시시 웃고 있는

버리면 버릴 수록

더욱더 무거워져 나를 비틀거리게 하는

비틀거리면 비틀거릴 수록

더욱 더 늘어나 나를 짓눌러 버리는

내 평생의 짐들이

이제는 꽃으로 피어나

그래도 길가에

꽃향기 가득했으면 좋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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