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싶은 시

비 내리는 날 / 이해인

윤소천 2016. 5. 14. 12:01


비 내리는 날






잊혀진 언어들이

웃으며 살아오네


사색의 못가에도

노래처럼 비 내리네


해맑은 가슴으로

창을 열면 무심히


흘러버린 일상의 얘기들이

저만치 내려졌던


이웃의 음성들이

정다웁게 빗속으로 젖어오네


잊혀진 기억들이

살아서 걸어오네


젖은 나무와 함께

고개 숙이면 내겐

처음으로 바다가 열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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