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 무리 두른 낯익은 달 하나 가운데 띄워놓고
겨울 철새들이 떠나는 하늘,
피난 행렬 차례로 뜨듯이
한 무리 떠나고 또 한 무리 떠난다.
쓰고 고치고, 문지르고 다시 쓰다
큰맘 먹고 몽땅 지워버린 컴퓨터 화면처럼
훤히 조용해진 하늘,
골고다 언덕과 열반경涅槃經이 떠나버린
아 떠남의 황홀!
어디엔가 남아 있을
한 기러기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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