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싶은 시

인간의 꿈 / 황동규

윤소천 2014. 4. 9. 07:50

 

      

                         

 

흰 무리 두른 낯익은 달 하나 가운데 띄워놓고

겨울 철새들이 떠나는 하늘,

피난 행렬 차례로 뜨듯이

한 무리 떠나고 또 한 무리 떠난다.

쓰고 고치고, 문지르고 다시 쓰다

큰맘 먹고 몽땅 지워버린 컴퓨터 화면처럼

훤히 조용해진 하늘,

골고다 언덕과 열반경涅槃經이 떠나버린

아 떠남의 황홀!


어디엔가 남아 있을

한 기러기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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