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싶은 시

저녁 무렵 / 도종환

윤소천 2014. 3. 10. 06:55

 

 

 

 

 

 

열정이 식은 뒤에도

 

사랑해야 하는 날들은 있다

 

벅찬 감동 사라진 뒤에도

 

부둥켜안고 가야 할 사람이 있다

 

 

 

끓어오르던 체온을 식히며

 

고요히 눈감기 시작하는 저녁하늘로

 

쓸쓸히 날아가는 트럼펫 소리

 

 

 

사라진 것들은

 

다시 오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풀이란 풀 다 시들고

 

잎이란 잎 다 진 뒤에도

 

떠나야 할 길이 있고

 

 

 

이정표 잃은 뒤에도

 

찾아가야 할 땅이 있다

 

뜨겁던 날들은 다시 오지 않겠지만

 

거기서부터 또 시작해야 할 사랑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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