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싶은 시

강(江) 16 / 구 상

윤소천 2014. 10. 30. 16:00

 

 

 

강(江) 16

 

 

 

 

 

강은

과거에 이어져 있으면서

과거에 사로잡히지 않는다.

 

강은

오늘을 살면서

미래를 산다.

   

강은

헤아릴 수 없는 집합(集合)이면서

단일(單一)과 평등(平等)을 유지한다.

   

강은

스스로를 거울같이 비워서

모든 것의 제 모습을 비춘다.

   

강은

어느 때 어느 곳에서나

가장 낮은 자리를 택한다.

   

강은

그 어떤 폭력이나 굴욕에도

무저항(無抵抗)으로 임하지만

결코 자기를 잃지 않는다.

   

강은

뭇 생명에게 무조건 베풀고

아예 갚음을 바라지 않는다.

   

강은

스스로가 스스로를 다스려서

어떤 구속(拘束)에도 자유롭다.

   

강은

생성(生成)과 소멸을 거듭하면서

무상(無常) 속의 영원을 보여준다.

   

강은

날마다 판토마임으로

나에게 여러 가지를 가르친다.


'읽고 싶은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자렛 예수 / 구 상  (0) 2014.11.03
정(靜)과 동(動) / 구 상  (0) 2014.10.31
강(江) 10 / 구 상  (0) 2014.10.29
강(江) 9 / 구 상  (0) 2014.10.28
노 경 (老境) / 구 상  (0) 2014.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