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싶은 시

강(江) 9 / 구 상

윤소천 2014. 10. 28. 07:29

 

 

강(江) 9

 

 

   


 

붉은 산굽이를 감돌아 흘러오는

강물을 바라보며

어느 소슬한 산정(山頂) 옹달샘 속에

한 방울의 이슬이 지곡(地穀)을 뚫는

그 순간을 생각는다네.

   

푸른 들판을 휘돌아 흘러가는

강물을 바라보며

마침내 다다른 망망대해(茫茫大海)

넘실 파도에 흘러들어

억겁(億劫)의 시간을 뒤치고 있을

그 모습을 생각는다네.

 

내 앞을 유연(悠然)히 흐르는

강물을 바라보며

증화(烝化)를 거듭한 윤회(輪廻)의 강이

인업(因業)의 허물을 벗은 나와

현존(現存)으로 이곳에 다시 만날

그날을 생각는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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