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싶은 시

눈먼 말 / 박경리

윤소천 2014. 8. 20. 13:49

 

 

눈 먼  말



 

 



글기둥 하나 잡고

내 반평생

연자매 돌리는 눈먼 말이었네


아무도 무엇으로도

고삐를 풀어주지 않았고

풀 수도 없었네


영광이라고도 하고

사명이라고도 했지만

진정 내겐 그런 것 없었고


스치고 부딪히고

아프기만 했지


그래

글기둥 하나 붙들고

여까지 왔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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