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싶은 시

고요 속으로 / 신달자

윤소천 2014. 8. 15. 06:22

 

고요 속으로


 

 




고요도 울렁증이 있어

빈속으로 멀미하듯

고요의 늪에 들면 토약질을 하게 되지


저 여자 외롭다고 말하며 헛구역질하고 있네

내장을 다 들어내었나 속이 너무 비어 어질어질

생의 밑바닥까지 다 넘기고 철철 검은 거품까지 토하고 나면

아는가 그 다음에 고요가 다시 오지


적막의 고요에 몸을 다 내어 주면

그때 천지간 빛과 어둠이 비로소 보인다는

그때부터 슬슬 고요가 무섭도록 좋아서

고요에 살이 베이면서

피를 나누고 혀를 나누고

그래서 말인데 옹색한 내 몸을 아주 그 넓은 광야

고요 고요의 빛 속으로 감히 묻고 싶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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