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싶은 시

애린 / 김지하

윤소천 2014. 8. 25. 08:02

 

 

애      린



 

 

 


 

 

땅 끝에 서서

더는 갈 곳 없는 땅 끝에 서서

돌아 갈 수 없는 땅 끝에 서서

돌아갈 수 없는 막바지

새 되어서 날거나

고기 되어 숨거나

바람이거나, 구름이거나, 귀신이거나 간에

변하지 않고는 도리 없는 땅 끝에

홀로 서서 부르는


불러 내 속에서 차츰 크게 열리어

저 바다만큼

저 하늘만큼 열리다.

이내 작은 한 덩이 검은 돌에 빛나는

한 오리 햇빛

애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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