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사하는 마음으로 사랑은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새로운 길을 열어준다. 우리는 이 사랑의 힘으로 모든 어려움과 죽음까지도 이겨낼 수 있다. 지나온 길 돌아보면, 꿈결처럼 아득해 아직도 가슴이 먹먹해 온다. 서리맞아 희끗한 머리카락, 어느새 반생을 훌쩍 넘어 종심從心에 서 있다. 사유思惟에 눈뜨던 시절, 무지와 오욕의 늪을 헤매던 여름 골짜기, 어두운 밤길 별빛만 바라보고 숨이 턱에 차 걷던 고갯길들, 늦가을 무서리에자지러진 산마루는 바람마저 드세었다.그리고 한겨울 눈 내리고 내려, 잠 속에봄을 시샘하는 꽃샘추위는 유년의 기억마저 잊게 했다. 먼 길 돌아와, 이제 봄이 오는 길목에 바람 잔 들길, 자연에 몸을 맡기고 침묵의 겨울을 지나면, 나도 모르게 개안開眼한 내가 봄의길목에 서 있다. 내 책상 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