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싶은 시

화광동진(和光同塵)의 무등산(無等山) / 윤소천

윤소천 2025. 3. 10. 10:14

 

 

눈 쌓인 무등산無等山

바람 잔 산정山頂

성스러운 설봉雪峯!

선정禪定의 정경情景이여!

천왕봉 원효봉 서석대 입석대

안고 선 무등無等

어머니 품처럼 깊고 포근하다

무등無等의 무애無㝵를 넘어

한길로 맑게 트인 하늘

저녁 노을이 곱다

 

지난 가을 산마루

무서리에 자지러진 나목裸木

차가운 눈은 내리고 내리고

꽃샘추위에 유년의 기억

기다림마저 잊은 봄

먼 길 돌아와

무상無常을 넘어서 서

이제 바람 잔 들녘

찬연粲然한 햇살에

눈부시어 눈 비비며

맞는 새봄

 

화엄華嚴 열리는

화광동진和光同塵의 새 아침

우리

부활復活의 화관花冠 쓰고

사랑으로 피어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