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눈 밑에서도 푸른 보리가 자라듯
삶의 온갖 아픔 속에서도
내 마음엔 조금씩
푸른 보리가 자라고 있었구나
꽃을 피우고 싶어
온몸이 가려운 매화 가지에도
아침부터 우리집 뜰 안을 서성이는
까치의 가벼운 발결움과 긴 꼬리에도
봄이 움직이고 있구나
아직 잔설이 녹지 않은
내 마음의 바위 틈에
흐르는 물소리를 들으며
일어서는 봄과 함께
내가 일어서는 봄 아침
내가 사는 세상과
내가 보는 사람들이
모두 새롭고 소중하여
고마움의 꽃망울이 터지는 봄
봄은 겨울에도 숨어서
나를 키우고 있었구나
'읽고 싶은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는 알고 또한 믿고 있다 / 구 상 (0) | 2025.02.24 |
---|---|
봄길 / 정호승 (0) | 2025.02.17 |
개안(開眼) / 박목월 (0) | 2025.02.17 |
성숙한 사랑을 위해 / 가토 다이조 (0) | 2025.02.12 |
눈 / 오세영 (0) | 2025.02.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