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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은 늘 새로움으로 살아있다 / 윤소천

무서리에도 꽃을 피우던 국화가 마지막 지고 나니 누렇게 바랜 잔디위, ​쌓인 낙엽만이 바스락대는 뜰이 황량하기만하다. 제 소임을 다하고 빈 가지로 서 있는 나무들은 자연의 순환를 따라 이제 뿌리로 내려 앉아 새로운 봄을 준비하고 있을 것이다. 지난 겨울 근처 산에서 옮겨 심은 담 밑 산죽과 소나무 만이 푸르러 한층 돋보인다. 어제는 한쪽에 모아 심어놓은 산죽을 나누어 대문 양편 잘 보이는 곳에 옮겨 심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봄이 엊그제 같고 신록이 눈부시어 풍성했던 여름 그리고 색색의 단풍으로 ​ 물들은 가을이 엊그제인 듯한데, 벌써 겨울의 한복판에 와있다. 자연은 이렇게 한 순간도 제자리에 머무르지 않고 날마다 새로운 모습으로 새날을 연다. 이 자연 안에서 숨을 쉬며 사는 우리 인간의 삶 또한 이와 ..

소천의 수필 2013.1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