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싶은 시

들을 걸으며 / 조병화

윤소천 2024. 8. 12. 06:57

 

 

들을 걸으며

무심코 지나치는 들꽃처럼

삼삼히 살아갈 수는 없을까

너와 내가 서로 같이

사랑하던 것들도 미워하던 것들도

작게 피어난 들꽃처럼

지나가는 바람에 산들산들

삼삼히 흔들릴 수는 없을까

눈에 보이는 거 지나가면 그 뿐

정들었던 사람아

헤어짐을 아파하지 말자

들꽃처럼, 들꽃처럼, 실로 들꽃처럼

지나가는 바람에 산들산들

아무것도 없었던 것처럼

삼삼히, 그저 삼삼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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