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님의 궁전
향교 대성전 뜨락에
11월과 12월 사이
시를 쓰는 나뭇잎
시간의 풍경소리에 매달린다
비와 바람, 구름과 햇살이
꽃도 향기도 없는
생각 많은 나뭇잎에 머물면
연한 속살부터 물들었다
바람 부는 날
무사히 지는 나뭇잎과
허공에서 선을 긋는 잔가지들이
내 유년의 기억을 두드리며
쓸쓸히 아름다운 길을 내는
시간의 풍경 속을 걸었다
먼저 떠난 이들이
행복하다 신호를 보내는지
별빛이 푸르게 내리고
모두 사라진 것은 아니라며
달빛도 발자국을 지우는 저녁
조금 무거워진 허공
휘어진 가지에 기댄
한 편의 詩!
지상의 펜촉으로 그린다
화폭 하나 가슴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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