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싶은 시

부활송 / 구 상

윤소천 2022. 4. 18. 19:58

 

 

 

죽어 썩은 것 같던 매화의 옛 등걸에

승리의 화관인 듯 꽃이 눈부시다.

 

당신 안에 생명을 둔 만물이 

저렇듯 죽어도 죽지 않고

또다시 소생하고 변신함을 보느니

당신이 몸소 부활로 증거한

우리의 부활이야 의심할 바 있으랴!

 

당신과 우리의 부활이 있음으로

진리는 있는 것이며

당신과 우리의 부활이 있음으로

정의는 이기는 것이며

당신과 우리의 부활이 있음으로

달게 받는 고통은 값진 것이며

당신과 우리의 부활이 있음으로

우리의 믿음과 바람과 사랑은 헛되지 않으며

당신과 우리의 부활이 있음으로

우리의 삶은 허무의 수렁이 아니다.

 

봄의 행진이 아롱진 

지구의 어느 변두리에서

나는 우리의 부활로써 성취될

그 날의 누리를 그리며

황홀에 취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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