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생을 지나오면서 나눈 사연이기에
저리도 간절한 강이 되었는가
밤물결 더욱 세어서 감당하기 어려운
사랑도 증오도 기쁨도 슬픔도 모두 흐르는 것
내 강가에 와 서면
수줍은 듯 소리를 낮추고
긴긴 이야기만 반짝이고 있구나
누군들 푸른 강 하나
간직하지 않는 사람이 있겠는가
삶의 굽이굽이에 놓이는 설움도
설움의 마디마디에 젖어오는 눈물도
다 풀어져 내리고 있으니
우리네 여윈 잠을 가로 질러와서
침묵으로 흐르는 물살
그립고 그리워도 되돌아오지 못하고
차갑게 깨어나 홀로 길을 가고 있는
강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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