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싶은 시

언제인가 한 번은 / 오세영

윤소천 2020. 4. 13. 08:40


언제인가 한 번은




우지마라 냇물이여,

언제인가 한 번은 떠나는 것이란다.

우지마라 바람이며,

언제인가 힌 번은 버리는 것이란다.

계곡에 구르는 돌멩이처럼

마른 가지 흔들리는 나뭇잎처럼

삶이란 이렇듯 꿈꾸는 것.


어차피 한 번은 헤어지는 길인데

슬픔에 지치거든 나의 사람아,

청솔 푸른 그늘 아래 누워

소리 없이 흐르는 흰 구름을 보아라.

격정에 지쳐우는 냇물도

어차피 한 번은 떠나는 것이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