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싶은 시

장미 한 송이 보고 싶네 / 이해인

윤소천 2020. 2. 23. 15:42


장미 한 송이 보고 싶네




우울한 날은

장미 한 송이 보고 싶네


장미 앞에서

소리를 내어 울면

나의 눈물에도 향기가 묻어 날까


감당 못할 사랑의 기쁨으로

내내 앓고 있을 때

나의 눈을 환히 밝혀주던 장미를

잊지 못하네


내가 물주고 가꾼 시간들이

겹겹의 무늬로 익어 있는 꽃잎들 사이로

길이 열리네


가시에 찔려 더욱 향기로웠던

나의 삶이

암호처럼 찍혀 있는

아름다운 장미 한 송이


"살아야 해. 살아야 해"

오늘도 내 마음에 불을 붙이네




'읽고 싶은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산수유꽃 진 자리 / 나태주  (0) 2020.03.12
인 생 / 나태주  (0) 2020.03.04
촉 / 나태주  (0) 2020.02.13
악 수 / 나태주  (0) 2020.01.30
물위를 걸으며 / 정호승  (0) 2020.0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