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싶은 시

어린 낙타 / 나태주

윤소천 2023. 9. 16. 08:24

 

 

 

날마다 네 마음속

어린 낙타 한 마리를 깨워

길을 떠나라

아직은 어린 낙타이니

그의 등에 타지는 말고

옆에 서서 함께 걸어라

낙타가 걸으면 걷고

낙타가 쉬면 쉬고

낙타가 바라보는 곳을

따라서 바라볼 일이다

때로는 낙타가 뜯어먹는

낙타 풀도 먹어야 하겠지만

부디 입술이나 잇몸에서

피가 나지 않도록 조심해라

네 마음속 어린 낙타 한 마리가

너의 스승이며 이웃이며 처음이자 마지막

길동무임을 잊지 말아라.

 

 

'읽고 싶은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요한 마음 / 이해인  (0) 2023.09.18
수선화를 기다리며 / 정호승  (0) 2023.09.16
구월이 오면 / 안도현  (0) 2023.09.09
낮은 곳을 향하여 / 정호승  (0) 2023.09.03
지구별의 자장가 / 박노해  (0) 2023.08.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