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싶은 시

흔들리는 별 / 황동규

윤소천 2014. 7. 31. 08:40

 

 

                                        흔들리는 별

 

 

 

 

 

 

 

‘그대는 사람들에게 어디서고 흔들리지 말라고 하셨지.

꽃밭 속에서도 사람 속에서도 겁화(劫火) 속에서도.’

어둑 무렵 싸한 국화 향기 속에서 나오며

예수가 불타에게 말했다.

‘꽃에 취하고 사람에 취하고 불에 취하고

어디 흔들릴 틈이 있겠는가?’

예수는 별이 방금 돋기 시작하는 하늘을 올려보며 말했다.

‘저 하늘에 혼자 사는 별들은 흔들리지 않아도

행성들과 함께 사는 별들은 흔들리고 있지.’

‘하긴 때로 해까지 흔들린다는 느낌이 있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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