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싶은 시

독산해경(讀山海經) / 도연명(陶淵明)

윤소천 2017. 7. 27. 08:13


독산해경(讀山海經)






초여름에 집 주위는

풀과 나무 자라나 신록으로 울창하네.


새들이 의지할 곳 생긴 걸 기뻐하듯

나 또한 오두막집을 사랑하네.


밭 갈고 씨 뿌리고 난 후에

틈틈이 책을 읽네.


관리들의 발길 뜸한 외진 골목길에

친구들의 수레가 찿아드네.


즐겁게 얘기하며 봄술 따르고

집안의 뜰에서 채소를 뜯네.


동쪽에서 몰려오는 보슬비

그리고 훈풍도 함께 실려오네.


목천자전(木天子傳)을 대충 보다가

산해경(山海經) 그림을 들추어보기도 하네.


잠깐 동안 온 우주를 돌아보게 되니

이것이 즐겁지 않고 무엇이 즐거우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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