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난감한 지옥의 불길은
결국 가상현실의 불길이군요?’
키보드를 두드리다 몸을 돌이키며
원효가 묻자 불타는 답했다.
‘불길이 대체 어디 있지?’
원효가 이번엔 예수에게로 몸을 돌리자
예수가 속삭였다.
‘지옥이란 이 세상 관계들이 죄 끊겨지는 삶일세,
생각마저 하나하나 끊겨지는.’
‘그 다음은 어떻게 됩니까?’
‘이어지길 기다리겠지!’
‘그러면 내세도 시간 속에 있군요.’
‘그렇다. 시간도 시간 속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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