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싶은 시

지옥의 불길 / 황동규

윤소천 2014. 5. 4. 10:30

 

 

 

 

‘저 난감한 지옥의 불길은

결국 가상현실의 불길이군요?’

키보드를 두드리다 몸을 돌이키며

원효가 묻자 불타는 답했다.

‘불길이 대체 어디 있지?’

원효가 이번엔 예수에게로 몸을 돌리자

예수가 속삭였다.

‘지옥이란 이 세상 관계들이 죄 끊겨지는 삶일세,

생각마저 하나하나 끊겨지는.’

‘그 다음은 어떻게 됩니까?’

‘이어지길 기다리겠지!’

‘그러면 내세도 시간 속에 있군요.’

‘그렇다. 시간도 시간 속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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