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싶은 시

아가는 지금 / 구 상

윤소천 2014. 10. 25. 07:35

 

 

아가는 지금

 

 

  



아가는 지금

무엇을 보고 있다.

무엇을 듣고 있다.

무엇을 생각하고 있다.

   

저 희라동굴에서 마호메트가

알라의 계시를 전해 받듯

그런 현상을 보고 있다.

 

저 요단강변에서 세례를 받는

나사렛 예수 머리 위에서 울리던

그런 소리를 듣고 있다.

   

저 가야산 숲속 보리수 아래

석가모니가 정각에 든 순간의

그런 생각에 취해 있다.

   

아니 아가는 그도 저도 아닌

무엇을 듣고 생각하고 있다.

   

인류의 오직 하나만의 존재로서

자기만이 싹을 틔우고 꽃 피워야 할

그 누구도 보도 듣도 생각도 못한

그 무엇을 보고 듣고 생각하고 있다.

 

그리고 혼자서 빙그레 웃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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