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락(獨樂)의 장(章)
애들아, 내가 노니는 여기를
매화(梅花) 옛등걸에
까치집이라 하자.
뉘들은 나를 환희(幻戱)에 산다고
기껏 웃어 주지만
나에게는 어느 영웅(英雄)보다도
에누리 없는 사연이 있다.
이제 나도 세월도
서로 무심해지고
눈 아래 일렁이는 세파(世波)도
생사(生死)의 소음(騷音)도
설월(雪月)같은 은은(殷殷)속에
화해(和解)된 유정(有情)!
애들아!
박명(薄明), 저 가지에 걸치는 요광(饒光)과
황혼(黃昏)의 정숙(靜淑)을 생식(生息)하면서
운명(運命)을 정서(情緖)로 응감(應感)시킨
내사 갖는 이 즐거움이야
늬들은 모르지.
도도(陶陶)한 이 아품을
늬들은 모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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