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싶은 시

흐린 날은 / 강은교

윤소천 2014. 10. 3. 13:49

 

 

 

흐린 날은

 

 

 

 

 

흐린 날은 수평선 위에 누워있는 허공을 바라보며

산다. FM에서 부드러운 음악이 울리기 시작하는 저녁

무렵이 되면 새파란 불빛들이 그 허공 밑 바다 위에

켜지기 시작한다. 새파란 불빛들이 켜지는 배들은 곧,

내가 결코 닿을 수 없는 불의 성(城)이 된다. 허공은

깜깜함으로 변하며 거기 불빛들은 별처럼 박힌다.

나는 어디인가로 통신을 하고 싶다. 나만이 할 수

있는 신호를 던지며.... 그래서 그 배들의 잔치에 참

여하고 싶은 것이다...... 우리는 어디엔가 참여하고

싶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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