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싶은 시

삶 / 박경리

윤소천 2024. 6. 4. 05:49

 

 

대개

소쩍새는 밤에 울고

뻐꾸기는 낮에 우는 것 같다

풀 뽑는 언덕에

노오란 고들빼기 꽃

파고드는 벌 한 마리

애끓게 우는 소쩍새야

한가롭게 우는 뻐꾸기

모두 한목숨인 것을

미친 듯 꿀 찾는 벌아

간지럼 타는 고들빼기 꽃

모두 한목숨인 것을

달 지고 해 뜨고

비 오고 바람 불고

우리 모두 함께 사는 곳

허허롭지만 따뜻하구나

슬픔도 기쁨도 왜 이리 찬란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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