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싶은 시

광주 가는 길 / 김 종

윤소천 2023. 11. 18. 13:13

 

 

 

희망을 섬기는 의로운 사람들이

깃발을 앞세우고 기도하던 곳, 광주

 

그렇다 광주는 음악소리 아름다운 별들이 내리는 곳이다

그렇다 광주는 한나절 태양이 팔 벌려 어깨동무하고

고통이나 시련도 사랑으로 곰삭아 익어가는 곳

 

이야기가 살아있고 감동으로 물결치는 춤과 노래가 있고

대빗자루 같은 붓을 들어 시대와 풍속을 그리는 사람들

 

이름 하여 광주, 광주를 보러가는 사람은 행복하다

광주를 찾아가서 인기척을 배우고 손 내밀어 악수하고

볼 부비고 얼싸안고 그리고 귀 기울이면

거기 물소리처럼 지나가는 맑은 기운의 광주가

우리네 간절한 세월을 한자리 꽃밭으로 일구어 간다

 

사랑하자 사람들이여 광주를 사랑하자

눈 맞추자 사람들이여 광주를 눈 맞추자

보듬어 안아 올려 광주의 눈썹과 배꼽과 머리와 이마를 넘어서자

죽음의 골짜기에서 살아 돌아온 광주의 광주의 양어깨를 사랑하자

세계의 이목이 하나로 집중된 광주의 정열을 사랑하자

 

삼가 주마등처럼 아름다운 청춘의 도시를

그 모닥불 같은 섬광 같은 해돋이를 보러가자

산촌초목도 감동하는 정신을 보러가자

예술을 보러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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