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싶은 시

한 그루 나무를 키우기 위해 / 전석홍

윤소천 2023. 11. 29. 19:08

 

 

 

 

나무 한 그루 키우기 위해

낮이면 들판에서 논흙과 살고

밤이면 짚 일로 새벽닭 홰치는 소리 들었네

 

나무 자랄 때까지 허리끈 졸라매며

묵숨 물 대어 주고

퇴비 삭여 영양분 뿌려 주면서

잡풀 한 뿌리 한 뿌리 뽑아내 키웠네

 

그 나무 잘 자라 

청그림자 드리우고 열매 싱그러운데

시원한 그늘 한 번 앉아 보지 못하고

열매 한 알 혀끝에 대보지 못한 채

 

바람서리 가득 서린 그 분,

노을 등에 지고 어느 산골 넘었는가

나무만 외로이 서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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