뜬구름 잡으로 온 세상
산과 들 한참 쏘다닌 적 있었네
가야 할 길 내 길 저만치 접어 두고
그때 알았네, 삶은 때로 낭비도 필요하다는 것을
스스로 나를 이기지 못하고
타오르는 감정의 수렁 깊이 빠져
허우적거린 적도 많았네
그때 알았네, 삶은 때로 낭패의 길이기도 한 것을
할 일 눈앞에 쌓아 두고
손발 묶어 둔 채
머리로만 요리저리 헤아린 적도 있었네
그때 겨우 알았네, 삶은 때로 정지도 있다는 것을
두 다리 대지에 굳건히 디디고
똑바로 앞을 응시하면서
한 발짝 한 발짝 발걸음을 옮기는 것이
정진의 길임을 비로소 그때 알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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