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싶은 시

모과 성불하다 / 김 종

윤소천 2022. 1. 16. 13:12

 

 

 

 

가득 병색을 견디며

수도정진을 이어가는 

모과 세 덩이의

꿋꿋한 보살행이

부처의 설산고행처럼

침묵 속에

두 달 반을 넘겼다

그 덕에 불 켜지 않고도

아파트 테라스에는

천축(天竺)행 향기들이

성불중이고

꼬투리는 빠져도

미소는 멀리 놀던

대바구니 연대(蓮臺)에

받쳐 올린 삼장 불

볕 잘 드는 창문 곁

진신사리처럼 모셔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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