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득 병색을 견디며
수도정진을 이어가는
모과 세 덩이의
꿋꿋한 보살행이
부처의 설산고행처럼
침묵 속에
두 달 반을 넘겼다
그 덕에 불 켜지 않고도
아파트 테라스에는
천축(天竺)행 향기들이
성불중이고
꼬투리는 빠져도
미소는 멀리 놀던
대바구니 연대(蓮臺)에
받쳐 올린 삼장 불
볕 잘 드는 창문 곁
진신사리처럼 모셔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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