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싶은 시

7월의 시 / 이해인

윤소천 2021. 7. 19. 19:57

 

 

 

7월은 나에게 

치자꽃 향기를 들고 옵니다

 

하얗게 피었다가 질 때는

조용히 노랗게 떨어지는 꽃

 

꽃이 지면서도

울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아무도 모르게

눈물을 흘리는 것일 테지요

 

세상에 살아있는

동안만이라도

내가 모든 사람들을

꽃을 만나듯이

대할 수 있다면

 

그가 지닌 향기를

처음 발견한 나의

기쁨을 되새기며

설레일 수 있다면

 

어쩌면 마지막으로

그 향기를 맡을지

모른다고 생각하고

조금 더 사랑할 수 있다면

우리 삶 자체가 하나의

꽃밭이 될 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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