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싶은 시

저물녁의 노래 / 강은교

윤소천 2020. 12. 3. 13:15

 

 

 

저물녘에 우리는 가장 다정해진다.

저물녘에 나뭇잎들은 가장 따뜻해지고

저물녘에 물 위의 집들은 가장 환한 불을 켜기 시작한다.

저물녘을 걷고 있는 이들이여

저물녘에는 그대의 어머니가 그대를 기다리리라.

저물녘에 그대는 가장 부드러운 편지 한장을 들고

저물녘에 그대는 그 편지를 물의 우체국에서 부치리라.

저물녘에는 그림자도 접고

가장 푸른 물의 이불을 펴리라.

모든 밤을 끌고

어머니 곁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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