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싶은 시

내 손에 든 것들을 하나씩 비웁니다 / 에밀리 디킨슨

윤소천 2020. 5. 3. 12:51


내 손에 든 것들을 하나씩 비웁니다




내 손에 든 것들을 하나씩 비웁니다.

내 손에 무언가 가득히 있을 땐,

남의 손을,

남의 마음을 잡아줄 수가 없기 때문에...

단순히 빈 손인 것 말고,

진정한 빈 손, 빈 마음이어야 합니다.


무언가 잡으려고 하는 동안

참 힘들고 아팠습니다.


온 삶의 무게가

그 쪽으로 쏠리는 것을 느꼈습니다.

이제,

무거웠던 무게를 내려 놓습니다.


그리고...

빈 손으로 다른 사람의 손을 잡아주려 합니다.

애타는 가슴 하나 달랠 수 있다면

내 삶은 결코 헛되지 않으리니...


한 생명의 아픔 덜어줄 수 있거나,

괴로움 하나 달래 줄 수 있다면,

헐떡이는

작은 새 한 마리 도와

둥지에 다시 넣어줄 수 있다면,

내 삶은 결코 헛되지 않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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