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싶은 시

9 월 / 헤르만 헤세

윤소천 2024. 9. 22. 22:44

 

 

우수(憂愁) 어린 정원

피어 있는 꽃에 싸느다란 비가 내린다.

그러자 여름은 몸을 부르르 떨면서

말없이 자신의 임종을 맞이한다.

 

황금빛으로 물든 나뭇잎이 펄럭펄럭

높다란 아카시아 나무로부터 떨어진다.

그러자 여름은 깜짝 놀라 힘없는 미소를

꿈이 사라지는 마당에다 보낸다.

 

이미 그 전부터 장미꽃 옆에서

다소곳이 휴식을 기다리고 있던 여름은

이윽고 천천히 그 커다란

피곤에 지친 눈을 감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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