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싶은 시

방 생 / 나태주

윤소천 2019. 8. 30. 07:05


방       생




아이들이 허공에

종이비행기를 날려 보내듯

강가에 나와 내가 나를

떠나보낸다


이젠 가봐

이젠 나를 떠나도 좋아

떠나가서 풀밭에 가로눕는

초록의 바람이 되든지

벼랑 위에 뿌리내린 새빨간

단풍나무 이파리가 되든지

네 맘대로 해봐


그동안 힘들었지?

이젠 나를 떠나도 좋아

저것, 저 물고기

저녁 햇살 받아 잠방대는

강물 위에 조그만 물고기들은

조금 전에 나를 떠나간

또 하나의 나이다.


( 199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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