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 생
아이들이 허공에
종이비행기를 날려 보내듯
강가에 나와 내가 나를
떠나보낸다
이젠 가봐
이젠 나를 떠나도 좋아
떠나가서 풀밭에 가로눕는
초록의 바람이 되든지
벼랑 위에 뿌리내린 새빨간
단풍나무 이파리가 되든지
네 맘대로 해봐
그동안 힘들었지?
이젠 나를 떠나도 좋아
저것, 저 물고기
저녁 햇살 받아 잠방대는
강물 위에 조그만 물고기들은
조금 전에 나를 떠나간
또 하나의 나이다.
( 199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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