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싶은 시

그리운 자작나무 / 정호승

윤소천 2019. 5. 7. 07:38


그리운 자작나무




자작 자작

 너의 이름을 부르면

자작자작 살얼음판 위를 걷듯 걸어온

내 눈물의 발소리가 들린다


자작 자작

너의 이름을 부르면

자박자박 하얀 눈길을 걸어와

한없이 내 가슴속으로 걸어들어온

너의 외로움의 발소리도 들린다


자작나무

인간의 가장 높은 품위와

겸손의 자세를 가르치는

내 올곧고 그리운 스승의 나무


자작 자작

오늘도 너의 이름을 부르며

내가 살아온 눈물의 신비 앞에

고요히 옷깃을 여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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