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나무에게
나의 스승은 바람이다
바람을 가르며 나는 새다
나는 새의 제자가 된 지 오래다
일찌기 바람을 가르는 스승의 높은 날개에서
사랑과 자유의 높이를 배웠다
나의 스승은 나무다
새들이 고요히 날아와 앉은 나무다
나는 일찍이 나무의 제자가 된 지 오래다
스스로 폭풍이 되어
폭풍을 견디는 스승의 푸른 잎새에서
인내와 감사와 깊이를 배웠다
자작이여
새가 날아오기를 원한다면
먼저 나무를 심으라고 말씀하신 자작나무여
나는 평생 나무 한그루 심지 못했지만
새는 나의 스승이다
나는 새의 제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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