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선물합니다
막 낳은 달걀같은 알의 시간
새해라는 따뜻한 이름을 선물합니다
사람이 아닌 신의 이름으로
축복의 햇살이 널리 퍼지는
금물결 일렁이는
새해라는 시간을 선물합니다
높은 사람이나 낮은 사람이나
잘난 사람이나 못난 사람이나
고루고루 주어지는 신의 선물
당신에게 새해의 시간을 선물합니다
그 시간 안에는 우주가 넘실거리고
그 시간 안에는 아침과 밤이 출렁거리고
그 시간 안에는 사람과 나무와 꽃이 피어납니다
당신이 피어납니다
당신이 피어날 때
날마다 당신의 아침은 새해가 되고
날마다 당신의 밤은 시간이 됩니다
숨결 들리고 노래가 들리고 축가가 울려퍼지고
당신은 드디어
생명의 열매로 충만합니다
날마다 당신은 충만합니다
당신이여
진정으로 그런 새해가 되기를
'읽고 싶은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 꽃의 고요 / 황동규 (0) | 2019.02.27 |
|---|---|
| 내 나이를 사랑한다 / 신달자 (0) | 2019.02.22 |
| 이런 사람 하나 만났으면 / 박완서 (0) | 2019.01.24 |
| 새벽 일기 2 / 이해인 (0) | 2019.01.15 |
| 한 해의 기도 / 이해인 (0) | 2019.01.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