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신(獻身)
사람이 나이가 들면
가끔 새에게 모이를 주며 살아야 한다
사람이 나이가 들면
가끔 새들의 모이를 먹으며 살아야 한다
사람이 나이가 더 들면
헌식대가 되어
새들이 날아오기를 기다릴 줄도 알아야 한다
저 봄날의 애벌레를 보라
자신을 공손히 새들의 부리에
온몸을 구부리며 바치지 않느냐
어미 새를 기다린 둥지의 아기 새들이
한껏 벌린 노란 부리 속으로
한순간에 자신을 헌신하지 않느냐
'읽고 싶은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 해의 기도 / 이해인 (0) | 2019.01.01 |
---|---|
송년에 즈음하면 / 유안진 (0) | 2018.12.23 |
그 림 자 / 정호승 (0) | 2018.11.13 |
가을 햇볕에 / 김남조 (0) | 2018.10.24 |
묵 사 발 / 정호승 (0) | 2018.10.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