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싶은 시

먼산 / 오세영

윤소천 2018. 9. 30. 19:28


먼      산




새날이다.

어제는 목련이 피어서 새날이고

오늘은 진달래가 져서 새날이다.

새해다.

작년에는

눈이 침침해서 새해고

올해는 눈이 어두워서 새해다.

들꽃들이 내쏟는 향기가

예년보다 더 강한 탓이었을까.

매년 겪는 알레르기성 비염이지만

올해의 비염은

유난히도 기침이 잦다.

콜록콜록.

일어나 창밖을 본다.

황사 가득한 70년을 건너

아득히 홀로 멀리 서 있는

산.

지금까지 찾고자 했던 것은 무엇일까.

영원하지 않은 것들의 영원인

이 지상의 한구석에 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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