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싶은 시

그 밖의 사람들 / 김남조

윤소천 2018. 5. 23. 20:59


그 밖의 사람들




가난한 이와 병든 이

감옥에 갇힌 이를 위해

기도하라고

성교회의 높은 강단에서도

성스럽게 깨우쳐 오던

수십 년이니

넉넉히 동서남북에 퍼지고

하늘에도 상달되었겠지요


그리하여 오늘은

그밖의 사람들을 위해

기도드립니다

굶주리거나 병들지 않았으며

감옥에 갇히지도 않은

특징없는 보통 사람들

자고 깨면 일하고

그럭저럭 무병하며

참는 일 능사로만 알아 온 이들


이런 사람들도

고달픈 삶이랍니다 하느님

위로가 필요하답니다 하느님

때로는 온 밤을

울음 운답니다 하느님

또한 수줍고 은밀하게

사랑을 갈구한답니다

식수처럼 날마다

사랑을 마실 수 있으면 좋겠다고...

오오 하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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