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싶은 시

혀 2 / 신달자

윤소천 2014. 6. 26. 07:23

 

 

 

혀       2

 



 

 

 

 

밤새 혀가 아파 뒹굴었다


내가 잠든 사이

하루 동안의 말을 자문하며 설거지하고 있었던 것일까


거친 목소리가 숨소리에 가 업히고

그 목소리의 여운이 위로를 기다리며 몸을 뒤척일 때

그 붉은 살점 덩어리가

혼돈의 열을 안고 끙끙 앓았나 보다


태양 이글거리는 낮에 저지른 말들의 뼈

입속을 빠져나가지 못한 말의 혼을 만난 탓이다

늪인지 염전인지

축축하게 열을 견디네


말의 빛과

말의 그늘을

순수 살의 진실로 숙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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