혀 2
밤새 혀가 아파 뒹굴었다
내가 잠든 사이
하루 동안의 말을 자문하며 설거지하고 있었던 것일까
거친 목소리가 숨소리에 가 업히고
그 목소리의 여운이 위로를 기다리며 몸을 뒤척일 때
그 붉은 살점 덩어리가
혼돈의 열을 안고 끙끙 앓았나 보다
태양 이글거리는 낮에 저지른 말들의 뼈
입속을 빠져나가지 못한 말의 혼을 만난 탓이다
늪인지 염전인지
축축하게 열을 견디네
말의 빛과
말의 그늘을
순수 살의 진실로 숙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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