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화통 터진다"는 "몹시 울화가 치민다"는 뜻이다.
이 '울화'라는 말을 조선총독부 <조선어사전>(1920)에 '울홧병', 문세영 <조선어사전>(1938)에 '울화 울홧병', 민중서관 <국어대사전>(1961)의 '울화, 울화병, 울화증, 울화통'에다, 삼성출판사 <새우리말 큰사전>(1974)에는 '울화술'이 하나 더 올라 있다.
그런데 그 사전들이 이 '울화'에다 '鬱火'라는 한자를 달아 놓았다. 그야말로 울화통 터질 일이다.
그런 한자말은 <한국한자어사전>에도 없고, 다른 나라에도 없는데 우리 사전에만 있는 것이다. '울화'를 중국에서는 '위먼'(郁悶), 일본에서는 '이키도오리'(憤), '간샤쿠다마'(癎 疫+積에서玉)라 한다.
'울 화 통'은 다 우리말이다. '몹시 성난 기운'을 '울기'라 한다. 울기의 '기'가 '기운'이라면 '울'은 '몹시 난 성' 아니겠는가. '울걱, 울끈, 울커덕, 울컥' 들이 '갑자기 성이 나는 꼴'을 나타내는 말이다. '울'은 '성'과 통한다.
'화'도 '성'과 비슷한 말이다. '화'를 중국에서는 '피치'(脾氣), 일본에서는 '이카리'(怒)라 한다. 우리 사전들은 '화'에도 '火'를 달아 놓았으나 '火'에는 '화'라는 뜻은 없다. '통'은 '사람의 도량'이란 뜻으로 '통이 크다'처럼 쓰이지만, '울화통'에서는 '울화'의 힘줌말이 되게 하는 구실도 한다.
한자 '鬱火'가 없으면 우리는 '울화'도 안 난다고 생각하면 소도 웃을 일이다. 중국에 '울화'라는 말은 없어도 '열불 난다'고 할 때의 '열불'에 해당하는 신훠(心火)라는 말은 있다.
출처 : 무등수필문학회
글쓴이 : 김선식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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