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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21. 크게

윤소천 2014. 5. 19. 06:12

'크게'는 그림씨 '크다'의 어찌꼴로 '어린애가 크게 자랐다', '미세한 물건도 현미경을 통해서 보면 크게 보인다', '풍선이 크게 부풀었다'처럼, 일몬(사물)이 커다랗게 된 모습을 꾸미는 말인데, 대다수 지식인들이 이런 관계를 무시한 채 생각없이 써서 우리말의 됨됨이를 죽인다. 

크다/작다, 많다/적다, 높다/낮다, 많이/조금 등의 구별이 있고, 정도를 나타내는 말도 훨씬, 아주, 매우, 몹시, 썩 등 문맥과 말맛을 살려 쓸 말이 많다.

*수은주가 '크게' 떨어졌습니다.(ㅎ방송) 뚝.

*한국 관광수입이 너무 낮다. 타이, 인도네시아보다도 '크게' 뒤져 관광산업의 낙후성 입증.(ㄷ매일) 훨씬.

*농산물값이 '크게' 떨어졌습니다.(ㅎ방송) 많이, 큰 폭으로.

*북한 식량 배급이 최저 필요량의 절반으로 '크게' 줄어(제목 ㅎ신문) 아예 없는 게 낫다.

*수혜대상 '크게' 줄어 기금 남아돈다(제목 ㅈ일보) 많이.

*이번 연휴에는 교통사고가 '크게' 줄었습니다.(ㅁ방송) 많이.

*백화점 매출 '크게' 줄어(제목 ㅁ일보) 많이, 큰 폭으로.

*마산항의 컨테이너 물동량이 '크게' 늘어났습니다.(ㅎ방송) 많이.

*양호교사 '크게' 부족/ 광주 전남 지역엔 57%만 배치(제목 ㅁ일보) 터무니없이.

*남녀공학 대학 합격선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보입니다.(ㅎ방송) 훨씬.

*단일화가 성사될 가능성이 커졌다.(ㅎ신문) 높아졌다, 많아졌다. 

출처 : 무등수필문학회
글쓴이 : 김선식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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