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싶은 시

평 화 / 김남조

윤소천 2016. 9. 12. 04:49


평      화




누구라도 그를 부르려면

속삭임으론 안 된다

자장가처럼 노래해도 안 된다

사자처럼 표효하며

평화여, 아니 더 크게

평화여, 천둥 울려야 한다


그 인격과 품위

그의 출중한 아름다움

그가 만인의 연인이며

새 천년 이쪽저쪽의 최고 인물인

평화여 평화여 부디 오십시오라고

피멍 무릅쓰고 혼신으로

그 이름을 불러야 한다


그러나 호명만으로

그가 안 올지 몰라

평화가 모자라서 죽어간 형제들이

세상에 두고 간 그 수저로

못다 먹은 저들의 밥과 희망을 먹어주고

우리의 밥과 희망도 먹으면서

인류의 이름으로

사랑보다 더한 사랑을

고백할 때

아아 평화여 신성한 심장이여

필연 그가 오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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