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싶은 시

겨울 기도 / 마종기

윤소천 2015. 11. 30. 23:06

 

 

겨  울   기  도

 

 

 

 

 

 

 

이 겨울에도

채워주소서

 

며칠째 눈 오는 소리로

마음을 채워

 

손 내밀면 멀리 있는 약속도

느끼게 하시고

 

무너지고 일어서는 소리도

듣게 하소서.

 

떠난 자들도

당신의 무릎에 기대어

포근하게 긴 잠을

자게 하소서.

 

왜 깨어 있지 않았냐고

꾸짖지 마시고

 

당신에게

교만한 자도 살피소서.

 

어리석게 실속만 차리는

꿈속에서도

 

당신의 아픔은

당하지 않게 하소서.

 

겨울의 하느님은

참 편안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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