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하루 일에 지친 차들이
길가에 엎드려
눈을 붙이고 있다
길이 없다면 저 노숙자들은
어디로 가야했을까
길은 벼랑까지 가 보아
끝이라고 여긴 곳이 끝이 아님을 알기에
펄펄 끓는 차의 심장을 녹여주며
고단한 손을 잡아준다
가난한 사람들이 내몰리고
늘 밟히기만 해
밟히는 자들의 마음을 잘 아는 길
그 길 위에서
우리는 편안하다
도시의 변두리
굽은 허리 자갈자갈 앓는 길
어느 날 문득
길들이 몸져누우면
우리는 저 많은 차들을 끌고 어디로 가야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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